이미지 크게보기현장 검토본 공개 교육부 관계자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3종을 언론에 배포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1시 20분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검토본 공개후 여론따라 결정’
靑, 교육부 입장 사실상 수용

국정 역사교과서는 28일 현장검토본이 공개된 이후 여론 추이와 정치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움직임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국·검정 혼용 방안 등 ‘국정화 출구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청와대도 오는 12월 23일까지 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적용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교육부의 견해를 사실상 수용하면서 내년 3월 신학기부터 단일 국정 역사교과서를 일괄 적용하는 ‘국정화’ 방침에서 사실상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국정 역사교과서는 청와대 혼자서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청와대도 현장검토본 공개 이후 국민 여론을 봐가며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교육부와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용승 청와대 교육문화수석과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6일 만나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협의하고 이 같은 식으로 정리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수석은 이 자리에서 국정 역사교과서를 언제 어떻게 일선 학교에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한 달간 여론 추이를 지켜본 뒤 교육부와 논의해 결정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내년 3월 단일 국정 역사교과서로 일선 학교에서 역사수업을 실시하는 일정이 실제 진행되기까지는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다. 최대 변수는 12월 2일이나 9일 결정될 국회의 탄핵 가결 여부다. 국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될 경우 대통령 업무 정지와 동시에 사실상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도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공개한 현장검토본의 내용도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이것이 국민 여론을 되돌려 놓을 만큼 큰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