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 위해 靑내부는 배제
부장검사 2명 직접 신문할듯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몸통’이라는 의혹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방문조사가 이르면 19일 이뤄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일반인이 아닌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격적인 대통령 방문조사에 대비해 일찌감치 대략적인 수사 안을 마련한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부부장급 검사가 아닌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이 직접 대통령을 신문한다. 방문조사 장소로는 ‘제3의 장소’인 청와대 인근 안전가옥(안가)이나 연무관, 한국금융연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검찰은 대통령 조사에 대한 영상 녹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공정성’ 확보를 위해 방문조사 장소로 청와대 집무실은 애초부터 배제하고 제3의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내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조사 장소 등으로 인해 검찰이 오해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집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는 청와대 내부 공간에서는 조사하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의 실무 총책임자인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박 대통령이 방문조사 장소에 출석하면, 간단한 티타임을 하며 행정부 수반에 대한 예우를 갖춘다. 노 차장은 조사실에 배석은 하지 않지만 같은 건물에 머물며 큰 틀의 수사 지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신문은 이원석·한웅재 ‘투톱’이 직접 한다. 특정 분야의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신문이 필요한 경우 담당 검사나 수사관이 잠깐씩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 부장과 한 부장이 대통령 신문을 공동으로 맡고, 다른 검사 등이 보조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대통령 조사에 대해 영상녹화는 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 더해 검찰청사와 달리 방문조사 장소에 영상녹화실이 없는 점 등을 두루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대신 수사관이나 속기사를 입회시켜 진술 내용을 실시간으로 타이핑한다.

검찰은 조사실의 의자, 탁자 등은 방문조사 장소에 있는 물건들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청와대 비서실이나 민정수석실에서 대통령 의자 등을 공수해오는 것을 요청할 경우 협의 후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