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피곤한 朴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피곤한 표정으로 눈가를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준비위 간담회 일정 연기
오후엔 미얀마 하원의장 접견

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예정됐던 외부 인사들과의 공식 오찬 일정을 연기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심사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에 따른 민심 악화로 박 대통령이 사실상 고립무원 상태에 휩싸이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사람을 만나고 싶으시겠는가”라고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들과의 오찬 간담회 일정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 대변인은 행사를 연기한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고만 말했다. 일정 연기를 결정한 시점에 대해선 “어제저녁”이라고 답했고, “취소가 아니라 연기이며 조만간 행사가 다시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로 예정된 미얀마 하원의장 접견, 신임 대사들에 대한 신임장 수여식 등 외교 관련 일정은 그대로 소화한다. 현재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다음 주 일정도 대폭 수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바깥으로 나가 외부인을 만나는 행사를 자제하고 경내에서 현 사태를 겸허히 되돌아보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찬 취소 배경과 관련, “특별한 것보다는 (비판 여론) 분위기가 있고, (국민들이) 실망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고심하는 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느끼는 허탈감과 고뇌의 깊이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을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추가로 대국민 사과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는 “국민들께서 충격에 빠져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드릴 게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순실 의혹사건을 놓고 시국선언과 집회가 잇따르는 데 대해 정 대변인은 “어떻게 풀어나갈지 대통령도 숙고하고 있고, 수석비서관들도 안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