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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페덱스컵 우승후 피츠제럴드에 지급 화제

프로골프 세계에서 선수와 캐디는 ‘주종관계’를 이룬다. 선수는 돈을 주고, 캐디는 선수를 ‘보스’라 부른다. 보스의 기분이나 말 한마디에 따라 캐디는 해고되기도 한다. 이런 살얼음판 같은 선수와 캐디의 관계에서 캐디의 공로를 인정하고 거액을 지급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최근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가 자신의 캐디에게 1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CBS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매킬로이가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캐디 J P 피츠제럴드에게 105만 달러(약 11억9400만 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매킬로이는 우승상금 153만 달러, 그리고 페덱스컵을 차지하며 1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겼다.

피츠제럴드가 받은 105만 달러는 지난 시즌 PGA투어에서 30개 대회에 출전해 상금랭킹 102위에 오른 허드슨 스왓퍼드(102만7231달러)가 번 것보다 많다.

페덱스컵 우승자가 캐디에게 100만 달러 이상을 사례한 건 2014년 빌리 호셜(30·미국)에 이어 매킬로이가 두 번째다. 페덱스컵에서 우승하면 보너스 1000만 달러를 받지만, 은퇴 후 연금 형태로 나눠서 지급 받기 때문에 거액 지급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대개 캐디는 ‘보스’로부터 기본급인 주급 1000∼2000달러를 받으며, 컷 상위권을 기록했을 때 별도의 보너스를 받는다. 우승하면 상금의 최대 10% 정도를 보너스로 받는 게 관례다.

매킬로이는 미국 포브스가 지난 6월 발표한 프로골퍼 수입 랭킹에서 4위에 올랐다. 코스 안팎에서 5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재벌’이다.

매킬로이는 “피츠제럴드가 정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면서 “내가 세계랭킹 210위였을 때부터 그와 함께했고, 한때 세계 1위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매킬로이와는 정반대의 경우도 흔하다. 한때 찰떡궁합을 과시하다 해고되기도 한다. 파리 목숨과도 같은 존재가 투어프로의 캐디다. 대표적인 사례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1·미국)와 뉴질랜드 출신의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다.

우즈는 윌리엄스와 1999년부터 12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메이저대회 13승을 합작했다.

하지만 우즈는 2011년 US오픈에서 윌리엄스가 자신의 허락 없이 애덤 스콧(36·호주)의 백을 메자 윌리엄스를 해고했다. 윌리엄스는 이후 우즈를 ‘흑인 얼간이’라고 비아냥거렸고, 우즈를 비판한 책까지 출간했다.

최근에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가 2년여 동안 10승을 함께 일궜던 캐디 제이슨 해밀턴과 결별했다. 리디아 고는 최근 성적 부진에 빠지자 분위기 쇄신을 위해 캐디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해밀턴은 ”캐디 생활 26년간 다반사로 겪었던 일”이라며 덤덤하게 받아들였고, 장하나(24)의 캐디로 취업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