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

“분배 불평등 해소하려면
정부의 시장개입 줄여야”

한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양극화’는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이 실패한 탓이 아니며, 양극화 극복을 위해서는 오히려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열린 ‘신자유주의가 양극화를 초래했나? 소득분배 불평등 원인과 완화방안’ 토론회에서 “우리 사회에서 신자유주의가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돼 왔지만, 실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으로 양분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주요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른바 ‘귀족노조’들은 신자유주의 때문에 양극화가 초래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은 귀족노조가 양극화의 한 축이었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를 완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도 기업이 일부 부담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원칙적으로는 정규직이 부담해야 할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교수는 또 “우리 사회는 ‘누군가 부당하게 자기 몫 이상을 가져갔기 때문에 내 몫이 작아졌다’고 믿도록 현실을 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1990∼2015년 분배지표를 분석해 보면 경제성장률이 높을 때는 늘 소득분배가 개선됐던 만큼, 양극화 대책은 결국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 성장 페달을 밟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는 계층 간 이동이 빨라서 소득 불평등은 발생할 수 있어도 ‘부익부 빈익빈’은 발생하지 않는다”며 “부익부 빈익빈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없애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의 실패’가 양극화를 가져온 주범이란 논리다. 안 교수는 “소득 격차를 완화하려면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민간 투자가 늘어나게 해야 한다”며 “기업에 가하는 수많은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해야 하고, 근로소득세와 법인세를 인하해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더불어 과도한 정규직 보호를 완화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추세 그래프를 그리면) 빈곤층 비율은 실질경제성장률과 반대 방향으로, 부유층 비율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며 “소득분배를 개선하려면 실질경제성장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는 시장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새로운 사업 출현과 다양한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게 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