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수심’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를 영접하기 위해 현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연설문 사전유출’ 파문 확산… 與野 진상규명 촉구

정진석 “崔씨 일가 신병확보 등 전면 수사를”
우상호 “국기문란 사태 국민에게 사죄해야”
靑 “다양한 경로로 경위 파악…지켜봐 달라”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에게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 25일 정치권이 박 대통령을 향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야권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 요구 움직임이 흘러 나오고 있어 이번 사태가 여권 분열의 신호탄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는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히면서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일체의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모든 경위에 대해서 다 파악해 보고 있다”면서 “다양한 경로로 파악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집권여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검찰 등 사정당국이 최 씨 일가의 신병 확보 등을 통해 전면적이고 철저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사정당국은 청와대의 누가 일개 자연인에 불과한 최순실에게 문서를 전달했는지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어떤 농단을 저질렀는지 한 점 의혹 없이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직접 이번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소명해야 하며,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어떻게 운영되기에 상식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가”라며 “이젠 박 대통령이 수사대상”이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 연설문 사전 유출 사태를 국기 문란으로 규정하며 “이 문제에 대해선 박 대통령이 직접 진실을 밝혀야 한다. 왜 최 씨에게 연설문을 보냈고 수정안을 읽었는지 직접 밝혀야 한다”며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 사전 검열, 심지어 국무회의 자료까지도 사전에 보고받고 정정시켰다면 이것은 중대한 국정 농단이고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누가 연결고리였는지, 대통령의 자백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고 우리는 그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박 대통령의 전날 ‘임기 내 개헌’ 선언에 대해 “개헌은 대통령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청와대 주장대로 개헌을 발의하려면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만용·김병채·김다영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