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전체의원 절반이 수상자
지역구 홍보용 ‘셀프賞’ 지적

최악의 국정감사란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각 당이 여야 국회의원 300명 중 절반가량을 ‘우수 국감의원’으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낯 뜨겁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의원들의 국감 실적과 상관없는 사실상 다음 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지역구 홍보용 ‘셀프상’이란 것이다.

24일 국회는 국군기무사령부와 경찰청 등에 대한 정보위원회 국정감사를 끝으로 2016년 국감을 마무리한다. 새누리당은 지금껏 취합된 상임위 자료를 바탕으로 25일 오전 10시 총 52명에 대한 우수 국감의원 표창식을 열 계획이다. 새누리당 소속 129명 중 절반 가까운 숫자가 우수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출석률, 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언론보도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 의원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표창식은 보통 꽃다발 증정식, 사진촬영 등으로 진행된다.

더불어민주당도 조만간 자체 우수 국감의원을 선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당 관계자는 “오늘 중 국감 자료를 취합해 우수 국감의원 평가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수의원 숫자는 상임위별 3~4명으로, 총 40~50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각종 시민단체에서 부여하는 상까지 더하면, 국감 우수의원상은 급속히 늘어난다. ‘상을 못 받는 게 더 이상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렇게 거둔 국감성적은 지역구에 뿌릴 의정 보고서에 빠짐없이 기록된다. 또한 차기 총선 공천 시 국감 성적이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셀프 국감 우수상’이 오히려 국감의 질을 끌어내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 큰 주목을 받기 위한 무차별 증인 호출, 막말 등이 국감을 정쟁으로 얼룩지게 했다는 것이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상이라는 것은 객관적이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수상자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인정할 수 있겠는가”라며 “우수 국감상을 전면 재검토하고, 객관적이고 투명한 수상 기준부터 다시 세우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