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

기업 공격위한 방편 활용돼
징벌적 손배 무리하게 적용
대체인력 투입 규제 개선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사회적 책임은 기업에만 떠넘길 게 아니라 정부와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까지 다양한 주체가 나눠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종석 새누리당 의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공동 주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대안을 찾아서’ 토론회에서 “사회적 책임은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주체의 ‘공동의 의무’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우리 사회는 그간 권리와 의무, 책임, 권한 등의 배분이 (기업에 불리한 쪽으로) 비대칭적인 문제점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제가 기업을 공격하는 방편으로 활용돼왔는데, 기업은 여러 이해관계자에 의해 통제돼야 하는 사회적 기구가 아니다”라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요구를 확대해석할 경우 사적인 자치 경영권을 침해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예컨대 하도급 거래에서 발생하는 납품가격 인하는 의도적 가해행위가 아닌데 징벌적 손해배상이 무리하게 적용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기업이 돈을 번 것이 다른 사회구성원들의 덕을 본 결과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에게 적지 않은 이익을 제공한 것 또한 사실”이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스스로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 품질 향상, 일자리 창출, 근로자 급여인상 등을 달성하는 게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힘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노동조합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뒤 “파업 때 공장 점거는 허용하면서 일부 업종 외에는 대체인력 투입이 불가능하게 규정한 현행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인환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극단적 신뢰 위기를 겪고 있는 법조계가 사회통합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공헌하도록 이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2015년 한국입법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법조계에 대한 국민 신뢰도 조사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 신뢰도는 각각 31.9%, 13.8%, 13.5%에 그쳤다”며 “전관예우를 없애고 형사사건에 대한 변호사 수임료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 (법조계에도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처방을 내려야 ‘고질병’을 이겨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