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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前 교육부 장관

“앞으로의 10년이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기간이 될 것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겸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책위원장인 이주호(사진)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요즘 ‘4차 산업혁명’ 전도사로 통한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교육재정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Financing Global Education Opportunity) 위원으로 위촉돼 세계 각국의 교육 지도자들을 만나 토론을 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티핑 포인트(어떤 현상이 한순간 폭발하는 시점)’로 2025년을 지목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바람으로 인해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성패도 갈릴 것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그 성패를 쥐고 있는 ‘키(Key)’가 바로 교육이라고 이 교수는 확신에 찬 어조로 강조했다.

이 교수는 1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구절벽과 재정절벽 등 심각한 국가적 현안이 있지만, 한국이 2025년까지 4차 산업혁명의 선도국가가 될 수 있느냐가 국가의 운명을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그때는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고 아닌 경고다. 이 교수는 “세계는 이렇게 긴박하게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이를 절박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해 가장 먼저 대학 등 고등교육 부문을 개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학의 기능이 ‘교육’에서 ‘연구’로 바뀌었고, 이제는 ‘혁신의 주체’로 옮겨가고 있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 지원 기능과 미래창조과학부의 과학 기술 기능, 교육부의 고등 교육 기능을 한데 묶어 새로운 혁신부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주장하는 ‘교육개혁위원회’ 설치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는 “교육개혁은 한 정권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10년 임기의 위원회에서 교육 개혁 청사진을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현행 교육제도의 핵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과거 예비고사처럼 일종의 ‘자격고사’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세상을 뒤바꿀 2025년까지 지금의 수능체제를 계속 가져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결과는 명확하다”고 단언했다. 지금 고3 수험생들이 매달리고 있는 수능은 그때 가면 개인의 역량을 체크하는 최소한의 테스트 외에는 별다른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끝으로 교육혁신을 위해 교사의 자질이 대폭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 우선 교육대나 사범대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처럼 전문대학원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