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농촌에서 농민들의 보유 자산을 성별로 구별해 보니 여성은 동산인 예금통장을, 남성(자녀 등 포함)은 부동산인 주택·농지를 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연구원이 도내 여성농민 295명을 대상으로 최근 면접조사를 한 결과 자신 명의로 농지를 보유한 여성농민은 28.8%에 불과했다. 집이나 창고 등 건물 역시 여성농민 명의는 25.1%에 그쳤고 자동차는 19.3%로 더 낮았다. 반면 예금통장의 89.5%는 여성농민 명의였고, 보험도 절반을 넘는 56.9%를 보유했다. 여성농민의 13.2%는 한 푼의 자산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농민이 자신을 경영주(혹은 공동 경영주)로 인식하는 비율은 55%, 가족 종사자로 인식하는 비율은 45.7%였다.

여성농민이 농업에 종사하면서 시급한 과제로 꼽은 것은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23.8%)에 이어 복지시설 확충(22.4%), 노동 부담 경감(19.7%), 전문 경영교육 강화(10.5%) 등이었다. 여성농민들은 특히 노동 강도가 세고 소득이 적은 데다 농업·가사를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들 농가의 소득은 연간 500만∼2999만 원이 44.7%로 가장 많았고 3000만 원 이상이 36.5%였으며 500만 원 이하도 18.6%나 됐다.

이 조사에서 여성농민은 최소 3개월 이상 농업에 종사한 19∼69세로 논밭 등 10a 이상 경지를 직접 경작하고 연간 농축산물 판매금액이 120만 원 이상인 자이다.

조경욱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농민의 역할과 비중에 상응하는 지위 향상은 지속 가능한 농촌을 위한 시급한 과제”라면서 “여성농민이 직업적 지위를 인정하는 제도적 뒷받침과 여성농민의 전문인력화를 위한 공동 경영인 등록제도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주=박팔령 기자 park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