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核실험 긴급사태 대비… 北도발땐 즉각 NSC 주재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인 10일쯤 제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청와대가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날 오후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대표단과의 접견 이외에 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청와대 집무실에 남아 만일의 사태 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만에 하나에 대비한 대북 선제타격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도 나돈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머물며 북한 동향과 관련한 보고를 받는 것은 물론, 이와 별도로 국가안보실에서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점검하는 일정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북한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면서 “이날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서 계속 머무는 것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만약 북한이 핵 실험 등 도발에 나설 경우 즉각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로 들어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최근 미국을 방문했다가 지난 주말 귀국한 조태용 NSC 1차장으로부터 북핵 대응 전략 및 대북 제재에 대한 미국 정부와의 협의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도 보인다. 박 대통령은 11일 개최될 국무회의 등을 통해 다시 한 번 북한을 향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박 대통령이 연이어 강한 수위의 대북 메시지를 날리는 가운데 청와대 안팎에선 한국 정부가 미국과 대북 선제타격론을 협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마저 나돌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선 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어 앞으로 북핵 위기가 점차 고조될 경우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는 형국이다.

정부의 한 핵심 인사는 “청와대가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론을 찬성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선제타격론은 북한의 비이성적 태도를 누그러뜨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