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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해군연합훈련 배경

최신예 항모 레이건호 투입
순양함 동원 정밀타격 훈련
유사시 주요시설 응징 준비

훈련 구역·수준 대폭 확대
‘천안함’ 때보다도 더 강력
北에 엄청난 압박 작용할 듯

한·미 양국 해군이 10일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징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미국의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를 투입해 한반도 전 해역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에 돌입한 것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초강력 경고메시지로 분석된다.

특히 이날은 북한의 71주년 노동당 창건일이라는 점에서 도발에 나설 경우 북한에 대한 강력한 응징은 물론 핵시설 타격의 군사적 대응까지도 각오하라는 의미가 있다.

‘2016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10월 10∼15일)’ 훈련으로 명명된 이번 한·미 해군연합훈련은 5차 핵실험 응징차원에서 B-1B 랜서의 2차례 공중 무력시위 1탄에 이은 해상무력 시위 2탄으로 북한에 엄청난 군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해군연합군이 한반도 전 해역에서 동시에 대북 무력시위 차원의 훈련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훈련에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한 자체가 북한에는 커다란 위협이다. 레이건호는 미 해군 최신예 슈퍼호닛(F/A-18E)과 호닛(F/A-18A/C) 전폭기 등 항공기 80여 대와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 2000)를 탑재하고 있다. 60여 대의 전폭기는 북한 육상 표적에 하루 150차례 이상의 폭격을 가할 수 있어 웬만한 소규모 국가의 공군력 전체와 맞먹는 항공 전력을 갖고 있다. 레이건호의 훈련 참가는 최근 미국 내에서 북한 주석궁과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한 외과수술식 선제타격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특히 북한은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이날을 맞아 수일 전부터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전략적 도발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도 핵항모와 핵잠수함 등 전략무기를 투입해 무력시위 강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또 북한의 핵공격 조짐 등이 보이면 선제타격으로 정밀·융단 폭격을 하겠다는 군사적 의지도 과시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 급변 사태 등 한반도 유사시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다목적 훈련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훈련 기간 동·서해에서는 후방으로 침투하는 북한군 특수 작전부대를 격멸하는 시나리오로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이 이뤄진다.

군 관계자는 “MCSOF가 동·서해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이 훈련을 항공모함이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동·서·남해역에서는 레이건호가 주축이 된 항모강습단 훈련이 진행된다. 이번 훈련에서는 MCSOF 훈련을 동·서해에서 동시에 실시하고, 대지 정밀타격훈련도 다양한 전력을 적용해 강도 높게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MCSOF 훈련은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을 초기에 격멸하는 작전이다. 20여만 명의 북한군 특수전부대 요원 일부가 공기부양정이나 잠수함을 타고 은밀하게 우리 측 후방 해안에 상륙하면 대규모 사회 혼란이 초래되고 이를 색출하기 위한 대규모 수색병력이 동원된다.

대지 정밀타격훈련은 함정과 항공모함의 함재기에서 각종 유도미사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연습이다. 이 훈련에 동원되는 미국 미사일 순양함(CG)은 250∼300개의 표적을 동시 추적해 방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지스 레이더 시스템과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대함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실전에서 MCSOF와 대지 정밀타격을 가할 때 북한군의 반격을 가정해 항모를 지원세력으로 서남해에 대기시켰다.

양국은 지난 2010년 7월 25일부터 28일까지, 같은 해 11월 29일부터 나흘간 각각 동해와 서해에서 항공모함(조지워싱턴호)을 동원해 대규모로 입체적인 무력시위를 벌인 적이 있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걷잡을 수 없는 수준까지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반영해 2010년 때보다 훈련구역이 더욱 확장됐고 훈련도 방어에서 공격 위주로 전환됐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