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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부족·과잉공포” 지적

기상청이 날씨 관측장비 X-밴드 레이더(사진)를 본청 옥상에 설치하려 하자 소재지인 서울 동작구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판정이 났음에도 남아 있는 과도한 공포 반응과 사전 설명조차 게을리한 공무원의 무신경이 복합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28일 기상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기상청은 내년 4월까지 본청과 인천자유공원, 강원 평창 황병산 등 3곳에 미국 레이더회사 EWR사의 EWR750 모델 3대를 3년간 48억 원에 임차 운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레이더가 사드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8~12㎓)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의 사드 공포’가 퍼졌다는 점. 또 설치 당사자인 기상청이 사전에 주민들이나 해당 구청에 사실을 알리지 않아 반발을 키웠다.

이와 관련, 기상청 관계자는 “전파법 등 관련 법을 검토해본 결과 기상청 관측 레이더는 사전에 주민 공청회나 설명회 등을 거쳐야 할 의무사항이 없고, 설치장소인 본청 옥상의 높이가 해발고도 90m이기 때문에 주민 피해도 없다”고 밝혔다.

김성철(통신공학부 전기공학 전공) 서울대 교수도 “기상 레이더는 하늘을 향해 전파를 쏘기 때문에 인체에는 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지역주민들은 레이더 설치 사실이 알려지자 집단행동을 불사하며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구민들은 28일 오전 기상청 앞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인근에 4000여 가구 아파트는 물론 보라매병원과 공원, 특히 수도여고 등 초·중·고교도 있어 성장기 아이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며 레이더 설치계획 철회 또는 제3지역으로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의 심종수(중부대 항공서비스학과 교수) 대표는 “주민밀집지역에 전자파 유해 논란이 있는 레이더가 들어선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바른사회시민회의 박주희 사회실장은 “기상청이 법 규정만 내세울 게 아니라 지역주민과 소통을 위해 먼저 노력을 했어야 했고, 주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은 아닌지 서로 대화하는 자리를 갖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