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교문위 國監 27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조윤선(가운데) 장관이 답변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조 장관 오른쪽은 정관주 1차관, 왼쪽은 김종 2차관. 신창섭 기자 bluesky@

與小野大 속 사태 더 악화
靑 “국회 파행과 연결 말라”

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과 관련, 청와대의 타협 없는 국정운영 방식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과 지진 등으로 안보와 민생이 최악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국정운영의 리더로서 포용과 협치를 추구하기보다는 야당 일방의 굴복을 요구하는 듯한 청와대의 태도는 여야의 극단적 대치 못지않게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야당은 입장이 다르더라도 부인할 수 없는 국정의 동반자이고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현실을 감안하면 청와대의 국정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파행 이틀째인 27일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현재 국회 상황과 관련, “청와대와 국회 파행을 연결 짓지 말라”고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상황에 대해서는 말은 안 하는 게 (맞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청와대는 이번 국회 파행의 책임이 전적으로 야당과 정세균 국회의장 쪽에 있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야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과 무관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연장 및 어버이연합 청문회 건을 ‘딜’하려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감정적으로 해임 건을 처리한 게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 의장에 대해서도 “정 의장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직접 나설 뜻이 있거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도우려는 의도가 있지 않다면 이렇게 편파적으로 의사를 진행하진 않을 것”이라는 비판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여소야대의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김 장관에 대한 청문회 등의 과정에서 야당의 강력 반대에도 해외 순방 중 전자결재로 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데 이어 김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에 대해서도 즉각적으로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정면승부를 거는 모습을 보였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 장관 해임 건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된 뒤 대통령이 단 며칠이라도 숙고하는 시간을 가진 뒤 건의안을 수용하지 않는 모양새를 취했어야 했다”면서 “야당이 명분 없는 정치 공세를 펴더라도 현실적으로 정국을 주도하는 것은 야 3당이라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