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90% 세일” 경기가 불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4가의 한 점포에 ‘고별정리 90%’ 세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8월말 253조8000억원 달해
50대 이상 중·장년층에 몰려

최근 1년 사이 자영업자에 대한 은행권 대출이 24조 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하반기 내수 경기가 악화될 경우 자영업자들의 소득 여건이 나빠지면서 이들의 빚이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은행권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253조8000억 원으로 1년 전 229조7000억 원보다 24조1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 폭은 10.5%에 달한다. 자영업자 대출은 8월 기준 2013년 185조 원, 2014년 202조 원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대출 규모가 커지자 중소기업 대출 중 자영업자 대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8월 41.8%였던 비율은 1년 사이 1.5%포인트 증가해 43.3%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이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업, 음식업, 숙박업 등에 몰려있어 장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출 악화는 ‘빚 폭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은의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올 2분기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업의 전 분기 대비 대출 증가율은 산업 전체 평균(1.2%)보다 높은 2.2%, 3.6%를 기록했다.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도 상승해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을 연령대로 분류해보면, 은퇴 세대인 50세 이상 중·장년층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고령층의 잠재적인 부채 위험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임금 근로자들이 자영업으로 대거 유입될 경우, 자영업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고 경기 회복세 둔화, 김영란법 시행으로 소매판매 및 음식업종의 전망도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