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 리커창 뉴욕회담… 안보리·사법채널 공조 합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고강도의 추가 제재를 하기 위해 유엔 무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가진 뉴욕 회동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한 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20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부과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번 유엔총회연설은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의 고별 메시지라는 각별한 의미도 갖고 있다.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에서 비공개로 이뤄진 오바마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동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미·중 지도자가 직접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리 총리는 현재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이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동 사실을 전하면서 “두 사람이 북한의 지난 9일 핵실험을 규탄했으며 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적극적인 협력과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 간 사법채널 공조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 연설 때 북한의 핵실험 도발을 규탄하면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 및 응당한 책임부과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 계획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로즈 부보좌관은 “북핵 문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양자적 우려가 아니다. 북한이 지금 하는 행동은 핵무기의 확산을 금지하는 국제 규범을 근본적으로 위배하는 것이자 핵무기의 실험 및 개발을 제한한 유엔 안보리의 여러 결의를 위배하는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핵 비확산의 맥락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강화 방침을 설명하면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파워 대사는 “미국이 대북 제재를 철저히 강화할 것이라는 점은 비밀도 아니다”면서 “그러나 그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나라들이 전향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