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랴오닝훙샹그룹 조사

산화알루미늄 등 핵심 거래

중국 기업이 북한에 핵 개발 물자를 수년간 수출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를 통해 대북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의 이런 행동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대의사를 표시해온 중국 정부가 북한의 핵 개발을 사실상 방조해왔다는 방증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과 미국 안보 연구기관인 국방문제연구센터(C4ADS·소장 데이비드 존슨)가 발표한 ‘중국의 그늘에서’란 제목의 공동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랴오닝훙샹(遼寧鴻祥)그룹은 웹사이트에 자사를 ‘북한과 세계를 잇는 다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대북 교역을 집중적으로 해왔다. 6개 자회사 중 단둥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의 지난 2011년 1월부터 2015년 9월까지 대북 수입 규모는 3억6054만3627달러로 회사 전체 수입의 99%를 차지했다. 또 같은 기간 대북 수출 규모는 1억7101만3909달러로 전체 수출의 78%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대북 교역액이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은 물론 핵무기의 설계·제작·실험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기간 단둥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가 북한에 수출한 물품에는 핵과 미사일 개발 핵심재료인 알루미늄잉곳과 산화알루미늄, 암모늄파라텅스테이트, 삼산화텅스텐 등 4가지 물품이 포함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 이후 핵과 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WMD) 개발 물자와 기술 이전을 금지한 결의 1718호를 수년간 무시해온 것이다.

랴오닝훙샹그룹은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의 조선민족보험총회사(KNIC)와 2009년 합작으로 랴오닝훙바오실업발전유한공사를 설립했고, 역시 안보리 제재 대상인 북한 정찰총국 산하 121국(해킹부대)의 거점 중 하나인 중국 선양(瀋陽) 칠보산 호텔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KNIC는 북한 핵 및 미사일 개발 자금원, 121국은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배후로 알려져 있다. 아산정책연구원과 C4ADS는 “결과적으로 북한을 오가는 화물 검사와 같은 행정적 조치에 그쳤다”며 “중국 정부는 안보리 결의 위반에 연루된 중국 기관에 대한 사법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