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인천 송도고등학교의 ROTC 생도(오른쪽)가 지난 10일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박승춘(왼쪽) 국가보훈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주한 미군의 자녀 고교생에게 인천상륙작전이 펼쳐졌던 월미도에서 채취한 ‘신성한 흙’(Sacred Soil)을 유리병에 담아 전달하고 있다. 송도고 제공

‘월미도 흙’ 채취, 韓 → 美 고교 ROTC 생도 전달 행사

제66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식 기간인 지난 10일 인천상륙작전 지역에서 채취한 흙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공원 한국전 전사자 묘역에 전달하는 의식이 거행됐다.

국가보훈처는 12일 “10일 오전 11시 인천 연수구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서 열린 고등학생들이 주관하는 인천상륙작전 기념식에서 월미공원사업소에 있는 ‘104살 된 은행나무’ 주위 흙을 채취, 주니어 학생군사교육단(ROTC)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흙은 외교부를 통해 미국 참전기념사업회로 전달된다.

이번 행사는 샌프란시스코 참전기념사업회의 월리스 레빈 이사가 지난달 18일 주미 샌프란시스코 한국총영사에게 한국전쟁 당시 미군 참전 주요 전적지 흙 기증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보훈처 관계자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참전용사 기념공원에는 영국·독일·프랑스·중국·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미군이 참전했던 주요 전적지에서 채취한 흙을 ‘신성한 흙(Sacred Soil)’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지역 묘역에 뿌리는 전통이 있다”며 “한국전쟁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흙이 전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높이 20m로 104살이 된 월미공원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는 ‘그날을 기억하는 나무’로 불린다. 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엄청난 폭탄을 견뎌내고, 더 크게 자라 66년 전 전장의 아픔과 대한민국 발전상을 기억하는 나무라는 의미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고교 중 주니어 ROTC제도를 운영하는 건국대사대부고, 경희고, 송도고, 한민고 주니어 ROTC 생도들, 주한미군은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에 있는 험프리고교 미 주니어 ROTC 대표단 등 26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연말부터 이날 행사를 준비해온 인천 송도고의 오성삼 교장은 “이번 행사는 66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참전한 병사들을 추모하는 의미뿐만 아니라 국내외 참전용사들 가운데에는 고등학생 연령층이 많이 있다는 점을 떠올려 그들에 대한 감사와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승춘 보훈처장은 “한·미 동맹의 미래세대인 양국 주니어 ROTC 고교생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조국수호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뜻을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 보훈처장과 오성삼 송도고 교장을 비롯해 이성환 인천해역방어사령관, 이재호 연수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