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화폐로 통용될 만큼 큰 인기
교도소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65가지 라면 조리법도 수록

미국의 교도소 재소자들 사이에서 라면이 큰 인기를 끌면서 교도소 안에서 라면을 끓일 수 있는 각종 조리 방법을 담은 책까지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NPR는 미국 교도소에서 라면이 화폐로 통용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하며 지난해 출간된 구스타보 알바레스의 책 ‘교도소 라면 : 조리법과 철창 뒤의 이야기’(사진)를 소개했다. 책에는 교도소에서 알바레스가 겪은 에피소드들과 함께 65개의 라면 조리법이 수록돼 있다.

이 책을 쓴 알바레스는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지난 1990년대 중반과 2006∼2013년까지 두 차례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그는 2009년 자신이 있던 교도소에서 인종갈등으로 인한 폭력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때 수감자들이 라면을 함께 끓여 나눠 먹으면서 화해한 데 감명을 받아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알바레스는 교도소에서 라면을 조리하려면 난관이 많다고 털어놓는다. 우선 냄비가 없기 때문에 라면을 조리할 도구를 구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는 냄비 대안으로 돼지가죽으로 만든 주머니를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돼지가죽으로 만든 주머니는 끓는 물을 넣어도 내부가 녹지 않기 때문이다. 단 여러 사람이 함께 먹을 라면을 끓일 때는 커다란 물통이나 쓰레기용 비닐봉지를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감옥에서는 물을 끓이는 것도 쉽지 않다. 전자레인지가 없는 교도소라면 가장 먼저 전선과 면도기, 전기 플러그를 준비해야 한다. 그다음으로 준비된 전선의 한쪽 끝에는 금속 면도날을 연결한 뒤 다른 한쪽엔 전기 플러그를 연결한다. 이 상태에서 면도날을 물속에 담그고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으면 30분 후 물이 끓기 시작한다. 알바레스의 책에는 버거 라면, 부리토 라면, 소고리 라면 등 기상천외한 라면 요리는 물론이고, 치킨 라면, 라면 수프 등 다른 재료를 가미해 색다른 맛을 내는 요리들도 등장한다. 가령 소고기 라면 요리의 조리법은 이렇다. 우선 라면을 봉지 안에서 잘게 부숴 물을 부어 익힌 후 물을 따라내 건더기만 남긴다. 다음 소고기와 브로콜리, 양파, 당근을 잘라 간장과 함께 버무리고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여기에 아까 익힌 라면을 더해 섞어주면 맛있는 소고기 라면 요리가 완성된다.

알바레스는 양파 등의 식재료를 몰래 얻기 위해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중요한 노하우라고 조언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