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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 고가아파트 매입
3년간 16건… 평균 16억원

‘방배동 다이너스티힐(21억 원), 삼성동 래미안삼성1차(18억 원)….’

제주도 땅과 주거시설 등에 대거 흘러들었던 중국 부호들의 ‘차이나 머니’가 이제는 서울 강남권 아파트와 고급빌라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완수(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인이 최근 3년간 매매 거래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고가 아파트(빌라 포함·실거래가 기준 9억 원 초과) 매매 건수는 모두 17건으로 집계됐다.

매입이 16건, 매도가 1건으로 서초구에서 9건, 강남구에서 8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평균 매입가는 16억7000만 원이다.

규모가 가장 큰 아파트는 지난 2014년 4월 거래된 전용면적 252㎡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다이너스티힐로 21억 원에 거래됐다. 두 번째는 지난해 말 이뤄진 서초구 반포동의 고급 빌라 ‘레베빌’로 245㎡의 매매 가격은 21억 원이었다. 세 번째는 지난 2월과 3월에 거래된 244㎡ 규모의 반포동 ‘반포자이’ 2가구다. 시세보다 10억 원 더 비싼 64억 원(2가구 기준)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역삼동 ‘역삼프리마빌(190㎡·9억2000만 원)’,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삼성1차(182㎡·18억 원)도 중국인이 사들였다. 중형 면적 대 주택 중에는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89㎡가 17억 원에,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85㎡가 13억8000만 원에 중국 부호에게 넘어갔다. 래미안퍼스티지를 사들인 중국인은 지난 5월 2년 2개월 만에 1억5000만 원의 차익을 남기고 되팔았다.

부동산 업계는 제주에서 부동산 쇼핑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중국의 큰손들이 서울 강남과 부산 등 돈이 될만한 다른 지역에 ‘눈독’을 들이는 현상의 하나로 보고 있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 9월 해운대구 우동의 해운대 아이파크 163㎡를 10억2000만 원에 사들인 사례가 있다.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투자 범위가 대규모 위락시설, 빌딩, 상가에서 주택 등으로 넓어지면서 중국인이 집값을 끌어올리면서 나타나는 ‘주택시장의 차이나 포비아(phobia·공포증)’가 우리나라에도 등장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전체 부동산 거래액의 33%가 중국인에게서 나온 캐나다 밴쿠버는 주택 가격이 전년 대비 20% 급등했고, 캐나다 정부는 외국인의 주택 구매에 대해 취득세 15%를 더 물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선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정액을 투자하면 영주권을 부여하는 부동산투자이민제를 일부 관광특구에 시행하고 있고, 외국인에게 부과하는 부동산 취득세나 양도소득세도 내국인과 큰 차이가 없는 등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기조로 중국 자본이 부동산 시장에 단기간 내에 유입되면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