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진엽(왼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저출산 보완 대책이 담긴 회의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 정부 대책 내용·배경

5월 출생아수 사상 최저치
기존 저출산대책 효과 안먹혀

난임 비용지원 한달 앞당겨
저소득층은 금액·횟수 확대

3자녀 맞벌이 어린이집 보장
2자녀 가구도 단계적 ‘혜택’

정부가 25일 발표한 긴급 저출산 대책은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가정이 없도록 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난임 시술 지원을 소득구분 없이 모든 계층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맞벌이 3자녀 가구에 제공하던 일부 혜택을 2자녀 가구에도 지원한다. 3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은 더 강화한다.

이 같은 정부 대책은 올해부터 ‘제3차 저출산 대책’이 시행됐지만, 1∼5월 출생아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만 명 감소하는 등 저출산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서둘러 긴급 보완·수정됐다. 역대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반등시키기 위한 긴급 조치다.

‘제3차 저출산 기본계획’ 시행시기는 앞당겨졌고, 시행방법과 대상도 대폭 확대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이번 대책은 아이를 낳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는 계층의 출산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기본계획을 토대로 당장 효과가 있는 정책을 한층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내년 10월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한 난임 시술 의료비 지원을 오는 9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지원대상도 그동안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150% 이하’에만 지원했지만, 이 기준을 폐지해 소득구분 없이 모든 가구에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기존 저소득층의 난임 시술 지원금과 지원 횟수는 한층 강화했다.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100%(2인 가구 기준 316만 원) 이하 가구는 체외수정 시술 지원 횟수가 3회에서 4회로 늘어나고, 지원금도 1회당 190만 원에 240만 원으로 높아진다. 그동안 지원 대상이 아니었던 ‘월평균 소득 150% 이상 가구’도 체외수정 시술 3회까지 1회당 100만 원까지 난임 시술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난임 시술 지원 대상은 현재 5만 명에서 9만6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임신한 근로자가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유산이나 사산을 하지 않도록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을 연계해 근로시간 단축 정보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출산휴가를 주지 않거나 임신·출산 근로자를 해고하는 등 부당 대우를 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자동 추출해내 적극 감독해 나가기로 했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3자녀 이상 맞벌이 가구는 기존 어린이집 대기 순서와 관계없이 국공립, 민간 어린이집 등에 최우선 입소를 보장받게 된다. 맞벌이가 아니더라도 3자녀 이상 가구는 입소 배점이 기존 100점에서 200점으로 늘어난다. 영유아(0∼6세) 자녀 2명을 둔 가구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어린이집 입소 확대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맞벌이 3자녀 가구’ 가운데 어린이집 입소를 기다리는 영유아는 약 6만 명, 맞벌이가 아닌 3자녀 가구 가운데 어린이집 입소를 기다리는 영유아는 13만 명 정도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주택 특별공급 기회도 확대하고 주택 특별공급 대상자 선정기준도 올 하반기까지 개선할 방침이다. 국민임대주택 우선 공급 시 넓은 면적(50㎡)의 주택을 다자녀 가구에 우선 배정하고 태아, 입양아도 자녀로 간주해 3자녀 주택 특별공급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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