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개선 필요성에 공감”
더민주 “계절별 차등 요금제”
국민의당 “4단계 누진제로”

기록적인 폭염에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불만 여론이 들끓자, 정치권이 11일 본격적인 누진제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공감하지만 세부내용에 있어서는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기후 온난화 현상으로 가정용 전력수요가 많은 현실을 요금제에 반영해야 한다”며 “계절별 차등 요금제를 제도화하자는 게 국민적 요구”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달 중 이러한 내용을 담아 자체 개편안을 발표하고, 9월 정기국회에서 근본해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기업의 전기요금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으나, 경기침체를 이유로 당 안팎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도 전기요금 누진제 관련 개편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을 불러 누진제 관련 보고를 받았다. 김현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최고위에서 누진제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고,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해당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책조정위원회에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전기요금 누진제와 관련, ‘쪽방촌’ 등 현장 방문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개선할지도 다각도로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현 6단계 누진구간을 4단계로 줄이는 개편안을 제시했다.

당장 올여름 가정 전기요금 폭탄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변 의장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정부는 3∼4단계 요금을 통합해 3단계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누진제를 일시 완화한 적이 있다”며 “올해도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에서도 이러한 방안에 동조하고 있어 조만간 당정협의를 통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김윤희·김병채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