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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民日報, 기고 요청뒤 취소
개혁 성향 知中派 교수로서
“美가 주도하는 MD와 달라
한국민의 안보불안 인식을”

최근 중국의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가 김흥규(사진) 아주대 교수 겸 중국정책연구소장에게 사드 한반도 배치 관련 기고문을 요청했다가 게재 방침을 취소했다.

김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고문 내용이 중국이 추구하는 취지나 방향과 맞지 않아 그리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개혁 성향이자 ‘지중(知中)파’로 알려진 김 교수는 사드 배치의 원인을 기본적으로 북핵 위기에서 찾고 있는데, 이 점이 중국의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아래는 런민르바오의 게재 취소를 불러온 김 교수의 사드 기고문 요약.

‘지난 7월 8일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사드 시스템 1포대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 이후 한·중 관계는 커다란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 목표가 제2차 핵 타격 능력을 갖추는 것이란 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는 동북아에 항구적인 안보불안을 야기할 것이다. 사드 도입 결정은 결국 한·미동맹 강화의 일환으로서 이뤄진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한국은 한·미동맹을 중국을 겨냥하는 지역동맹으로 변환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지니고 있다. 주목할 것은 현재 한·미가 합의한 내용이 ‘사드의 한반도화’라는 것이다. 이는 대북한용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1개 포대만 들여오고, 레이더는 고정식으로 하고 그 운용거리는 600㎞ 내외로 제한한다는 합의이다. 이것만으로는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MD) 구성 요건에 크게 미흡하며 대중국 작전을 펼치는 데 상당한 제약을 안고 있다. 현 상황에서 한·중 간 성급한 판단과 감정대립, 과도한 압박과 대응은 양국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올 개연성이 크다. 중국은 당연히 자신의 전략적 이해에 대한 배려를 한국 측에 요구할 수 있지만, 동시에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사드의 한반도화’ 노력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국민이 지닌 안보 불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필요가 있다. 한·중 관계의 기초는 경제협력에 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양국 국민의 이해가 상호 의존적이 되도록 경제협력을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 양국이 지닌 상호 간의 안보 이해를 평화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야 한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