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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운행제한’ 합의 배경

초미세먼지 年 3769t 배출
노후車 줄고 저감장치車 늘면
2020년까지 28% 감소 기대

저감장치 비용 90% 지원해
소유주는 30만원만 부담키로
기초생활 수급자엔 유예조치

환경부는 노후 경유차 한 대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2015년부터 판매 중인 유로6 경유차의 8.1배에 이르는 만큼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운행을 제한하면 수도권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28%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 등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가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에 전격 합의에 이른 데는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이다.

다만 제도 시행으로 생계형 운전자가 받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의료·주거·교육 급여 수급자는 저공해 조치명령의 우선순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4일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대기관리권역에 등록된 자동차가 내뿜는 초미세먼지는 연간 3769t에 달한다.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이 시행되면 2020년까지 배출량의 28%에 해당하는 1071t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제도 시행으로 수도권의 노후 경유차 차량 대수가 현재 104만 대에서 2020년 89만 대, 2024년에는 77만 대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저공해 장치 부착 차량도 현재 14만4000대에서 2020년 23만2000대, 2024년 42만3000대까지 늘어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전체 등록 자동차 2100만 대 중 경유차는 862만 대고, 10년 이상 된 노후 경유차는 280만 대 수준이다.

실제 수도권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제도는 도심 미세먼지를 줄이는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이를 실제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노후 경유차 운전자들의 생계 타격과 예산 문제, 3개 지자체의 협의 부진 등이 발목을 잡았다. 서울시가 2012년부터 전체 서울시 면적의 5%에 해당하는 도심 지역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데 그쳐, 실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조치로 수도권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제도를 적용받게 될 차량은 2005년 이전에 수도권 대기관리권역에 등록된 차량 104만 대 중 연도별로 단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행 첫해인 2017년에는 7만 대가량이, 2018년 이후에는 매년 10만 대가량이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우선 2년마다 한 번씩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자동차 정기검사에서 불합격한 차량은 매년 평균 4만 대 정도에 달한다. 또 저공해 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음에도 미이행한 차량은 내년에는 3만 대, 그 이후에는 6만 대 정도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환경부와 3개 지자체는 내년부터 연간 12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이들 노후 경유차에 저감장치 부착명령을 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저공해 장치 부착은 2.5t 이상 노후 경유차를 대상으로 환경부와 3개 지자체가 비용의 90%를, 차량 소유주는 30만 원가량만을 부담하는 예산 사업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정기검사 불합격 차량과 저공해 장치 부착 명령을 받게 될 차량의 숫자를 합하면 연간 최대 7만~10만 대가 수도권 운행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저공해 장치 부착 명령을 이행하는 차량이 많으면 운행 금지 차량 규모도 줄 수 있다.

정부가 생계형 차량에는 저공해 조치 명령을 당분간 내리지 않기로 했지만 실제 소형 화물차를 이용하는 영세상인 등을 중심으로 현장 일각에서는 반발도 예상된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이번 조치가 실효성을 거둘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화기애애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수도권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협약식’에 참석한 남경필(왼쪽부터)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협약서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