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까지 최장 9일 쉬어
돌아오면 노사갈등 재연 예고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30일부터 공장을 멈추고 여름휴가에 들어가지만 쌍용차를 제외하고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끝마치지 못해 휴가 이후 다시 노사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가 일제히 30일부터 오는 8월 7일까지 주말 등을 합쳐 최대 9일간의 긴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이 기간 동안 생산직은 물론 사무직 직원들도 대부분 휴가를 떠나게 돼 완성차와 협력사, 부품사 임직원과 가족을 포함해 약 150만 명이 여름휴가에 나설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기아차 직원들은 8월 1일부터 5일까지 휴가를 떠나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휴가비 30만 원을 받는다. 대리 이하 직원들은 30만 원과 함께 통상임금의 50%(약 100만 원)를 휴가비로 받는다.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역시 1~5일 휴가를 보내며 각각 기본급 50%와 80만 원을 휴가비로 받는다. 쌍용차는 1일부터 4일까지 휴가지만 7월 31일이 노조 창립기념일이어서 마찬가지로 8월 5일까지 쉰다.

긴 여름휴가를 맞았으나 예년과 달리 쌍용차를 제외한 4개 완성차업체가 휴가 전 임단협 타결에 실패해 휴가를 맞는 표정이 마냥 밝지는 않다. 5년 연속 파업을 벌인 현대차는 휴가 중에도 노사 실무교섭을 벌이기로 했지만 노사 입장 차가 커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아차와 한국지엠 역시 여름휴가 이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향후 교섭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휴가 전 임단협을 타결했던 르노삼성도 올해는 휴가 이후로 타결 시점이 늦춰지게 됐다.

반면 국내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휴가 전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낸 쌍용차 임직원들은 기본급 5만 원 인상과 별도로 생산장려금 400만 원을 휴가 전후에 받기로 해 ‘휴가다운 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