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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산업계의 신성장동력은 ‘O2O(Online to Offline)’ 트렌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O2O란 주로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분야에서 웹·모바일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는 판촉 서비스 정도를 지칭하는 소극적인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혹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상호 결합되는 현상을 의미하는 말로 산업계 전체의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한 가정에서 인터넷으로 연결된 기기는 10개 수준인데, 5년 후에는 5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거의 모든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돼 O2O 형태로 상호작용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 것이다.

IoT는 현실세계(physical world)와 가상세계(virtual world)를 연결하는 ‘O2O 산업’의 전방위적 개념이다. 가령,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오늘 아침 내 신체 상태(혈류순환, 공복혈당, 산소포화도 등)를 측정하면 해당 정보는 냉장고에 연결된 스마트 케어 서비스에 전송돼 최적의 식재료와 조리법 혹은 가까운 식당이나 배달서비스가 추천된다. 또한 집 안을 돌아다니는 풋워크(foot work: 걸음걸이) 정보가 마룻바닥 센서로 인지되면 벽면에 연결된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그날의 근육, 골격, 신경 상태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제작된 치료음악이 흘러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은 다소 낯선 상상이지만, 머지않아 IoT 서비스는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의 ‘O2O 서비스’ 이상으로 내게 필요한 앱 프로그램을 거의 모든 기기를 통해 구매·스트리밍하고 이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연결·조합하는, 이른바 ‘라이프 컨설팅(Life Consulting)’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게임이나 상상, 여가 등 희로애락의 영역에 머물렀던 가상의 디지털 세계와 업무, 인간관계, 주거 등 실질 생산과 생존의 영역에만 한정됐던 현실의 아날로그 세계가 감정과 이성, 여가와 업무, 사생활과 공공성이라는 이원적 구분을 넘어 완전히 하나의 세계로 연결·통합되는 이러한 시절 변화는 인간의 신체·생활상에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체생리활동은 디지털인가 아날로그인가? 이미 현대인의 신체에 깊게 밴 이원화된 습관은 급변하는 ‘O2O 시대’를 어떻게 돌파해 나갈 것인가? 요컨대 지난 시절 우리가 의식 혹은 마음이라고 불러왔던 디지털 신호처리의 영역과 물질 혹은 육체라고 칭해왔던 아날로그 전달회로의 영역이 완전히 하나의 코드로 동시적, 전방위적으로 연결·구성되지 못한다면 한 인간의 사회적 생존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시절이 도래한 것이다.

동의학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혈기형지(血氣形志)’라고 한다. 신체상태(血氣: 혈류순환과 신경전달 등)와 생활조건(形志: 주위환경과 목적의식 등)이 얼마나 일관되고 조화롭게 네트워킹되고 있는지, 인간이라는 궁극적 IoT의 허브(hub)와 센서(sensor), 무선통신 모듈(module)을 하나의 알고리즘(人之常數·天之常數)으로 점검·평가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기성의 건강, 행복, 성공 등의 주관적·임의적 가치들이 ‘삶’이라는 하나의 통합적·객관적 플랫폼 위에서 완전히 새롭게 증명되고 재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카페방하 디렉터 lee_sy@egone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