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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美는 기회의 땅… 11월 선거서 보여달라”

- 전당대회 이모저모
연설자들 일제히 ‘단합’ 강조
클린턴-샌더스 지지자 충돌도

25일 개막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첫날부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지지자들 간에 충돌 직전까지 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 가운데, 민주당 주요 인사들은 이날 한결같이 당의 단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의 경쟁자였던 샌더스 의원은 지지자들의 야유 속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이날 “나는 11월 대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 편에 서겠다”면서 당의 단합을 호소했다.

오바마 여사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 연설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평생 어떤 것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직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어떻게 풀어나갈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 여사는 “내 딸들과 우리 자녀 세대를 위해서 나는 11월 클린턴 전 장관에게 투표하겠다”면서 “여러분도 절대 좌절이나 냉소에 빠지지 말고 투표장에 가서 4년 전, 8년 전 이뤘던 일을 다시 이뤄달라”고 호소했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도 “나는 19살에 결혼하고 지역대학을 나왔지만 여기까지 왔다”면서 “미국은 아직 기회의 땅이며, 이를 11월 선거에서 다시 보여달라”고 말했다

앞서 클린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존 포데스타는 이날 연설에서 “오는 11월 선거에서 역사를 만들어 달라(Make history)”고 호소했다. 또 부통령 지명 후보 명단에까지 올랐던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항하는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앞서 전당대회 첫날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는 샌더스 의원은 오전 행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 지지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를 선동가라고 비판하면서 “그는 위험한 인물이며 반드시 패배해야 할 사람이다. 나는 트럼프 패배를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은 이 연설 내용에 ‘우’하는 야유를 보내면서 연설이 약 20초간 중단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클린턴을 감옥에 가두라(lock her up)’는 공화당의 반(反)클린턴 구호까지 연호했다. 또 샌더스 의원 지지자 400여 명은 이날 36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도 필라델피아 시청에서 집회를 한 뒤 ‘웰스파고 센터’까지 6㎞를 행진하면서 “우리는 샌더스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는 전당대회장 주변을 둘러싼 철제 펜스를 넘어서려고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5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

실제로 이날 오전 민주당 전당대회 부대행사장인 필라델피아 시내의 ‘펜실베이니아 컨벤션센터’ 인근에는 적지 않은 시위대가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버니를 느끼세요(Feel the Burn)’라는 피켓을 든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이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또 다른 청년 4∼5명은 ‘힐러리,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의 첫째 원칙은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표어를 들고 있었다. 트럼프 지지자도 있었다. 컨벤션센터 입구에서 만난 밥 컨스트(74)는 “나는 오랜 민주당원이지만, 이번에는 트럼프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 신보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