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시비에 1000여명 시위
경찰, 행사장 주변 ‘철통보안’

25∼28일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는 우려와 흥분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 비해 훨씬 차분한 분위기지만,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의장인 데비 와서먼 슐츠(플로리다) 하원의원이 ‘경선 편파’ 시비 속에서 24일 사퇴를 발표하면서 필라델피아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지지자 1000여 명은 이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면서 가두 행진을 벌였다.

이 때문에 경찰은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인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 주위에 철제 펜스를 세우고 주변을 봉쇄했다. 또 ‘웰스파고 센터’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는 95번 고속도로(I-95) 입구부터 패티슨가(街)까지 약 1㎞, 동서로는 브로드 스트리트에서 11번가까지 700ｍ 일대가 차량이 통제됐다. 95번 고속도로에서 행사장으로 나가는 17번 출구를 비롯해 주요 도로는 지난 23일부터 이미 진·출입이 차단된 상태다. 경찰은 헬기도 동원, 행사장 상공을 정기적으로 순회하는 등 ‘철통보안’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슐츠 의장이 ‘경선 편파’ 의혹을 받고 사퇴함에 따라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이 집단 반발에 나서면서 전당대회가 부분적으로 파행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폭력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보도했다. 멀리 워싱턴·플로리다주에서까지 시위대가 몰려들기는 했지만,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평화적 행진이었으며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시위대도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첫날에는 샌더스 의원 외에도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가 무대에 오른다. 26일은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27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출격하며, 클린턴 전 장관은 마지막 날인 28일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한편 필라델피아는 올해로 역대 7번째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마지막은 2000년 공화당 전당대회로, 필라델피아는 뉴욕주 브루클린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을 제치고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미국 최초의 수도였던 필라델피아는 1776년 독립선언이 채택되고 헌법이 제정된 유서 깊은 도시이다.

클리블랜드=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