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마찰·졸속 결정 등 지적
“배치 목적·요격 범위 불분명”

야 3당은 19일 국회 본회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관련 긴급 현안 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 주변국과의 외교 마찰, 결정 과정의 졸속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당초 사드 반대 입장을 지녀온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물론, 신중론을 펴던 더불어민주당도 정부의 ‘전략 부재 상황’을 부각하며 거센 비판에 합세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국회 비준 절차와 함께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개정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정의당은 국회 사드 특별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야당 첫 질문자로 나선 설훈 더민주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전략 부재가 또다시 한반도를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사드 한반도 배치는 한·미·일 3국 대 북·중·러 3국’의 신냉전 시대를 초래하고,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이끌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요원해지고 전쟁위기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동북아에서의 패권을 우위에 두고, 북핵 문제 해결을 하위로 두는 미국의 잘못된 전략 때문에 한반도 정세가 매우 불안정해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협 더민주 의원도 “사드는 미국이 2008년부터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 배치를 추진해온 사업”이라며 “정부가 배치 목적, 요격범위, 명중률 등이 불분명한 사드를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절대 방패’로 홍보하며 배치 강행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사드 문제는 우리의 경제·외교·군사 안보 문제일 뿐 아니라 재정이 드는 문제인 만큼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국회 비준이 필요 없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대해 “개정을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21일부터 당사에서 소속 의원 38명이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대국민 발언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이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정의당에선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의원이 질문자로 나서 국회 사드 특별기구 설치를 주장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