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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구원 ‘서울시 실개천의 기능향상과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
무수천, 물푸레골천, 백사실계곡천, 옥류동천, 지향천, 진관내천 등 해당

무더운 여름을 맞아 정지용의 시 ‘향수’의 한 구절인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라는 대목을 떠올리는 시민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잊고 지내거나 하찮아 보일 것 같은 이런 실개천이 생태계는 물론 사람의 마음과 주거환경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신념 아래 서울 시내의 실개천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눈길을 끈다.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연구원은 14일 ‘서울시 실개천의 기능향상과 관리방안’이란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내고 각 하천의 상황에 맞는 단·중·장기 계획을 수립,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조용모 선임연구위원팀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는 현재 73개의 하천이 있으며, 이중 실개천은 모두 15개(위치도)로 집계됐다. 이는 수차례의 현장답사와 고서 등 문헌을 참고해 정리한 것이다. 실개천은 하천법이나 소하천정비법상에도 관리주체 등이 규정돼 있지 않은 조그마한 하천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연구팀은 특히 무수천(도봉1천·북한산 자현암~상계동 노원교), 물푸레골천(은평 망월산~구파발역), 백사실계곡천(북한산내) 등 3개 실개천을 비오톱(생물군집 서식공간) 1등급 지역으로 꼽았다. 또 옥류동천(인왕산~종로 통의동), 지향천(강서 지향산~구로 구일역), 진관내천(북한산 선림사~구파발사거리)을 1등급 실개천과 함께 ‘생태등급이 양호한 실개천’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이들 실개천이 현재 갖고 있는 주변 여건이나 하천 특성 등을 고려해 기능향상 발전을 추진해야 하며, 복원이 쉬운 곳은 당장, 어려운 곳은 중·장기적으로 복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실개천을 살리기 위해 관련 조례를 만들고, 동아리나 협의회 등의 형태로 시민단체가 복원에 참여하는 관심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다 많은 서울시내 실개천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할 날은 언제가 될까?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