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인증서류 조작 관련
29일까지 판매금지 등 조치
최대 3200억 부과 법리검토

타머 총괄대표 조작가담 포착
사기 등 혐의 소환뒤 영장 검토

조작된 시험성적서로 인증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 폭스바겐이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최대 3200억 원의 과징금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22일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폭스바겐 차량 32종 79개 모델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하고, 늦어도 29일까지 인증취소·판매금지 조치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인증취소와 판매금지 조치 등이 확정될 경우 제조사에 차종별로 과징금도 부과된다.

대기환경보전법 제48조는 제작차 인증기준을 어긴 자동차 제작사에 차종당 상한액 1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상한액은 1개 차종당 10억 원이지만, 지난해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불거지며 정부는 상한액을 100억 원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강화된 규정은 오는 28일부터 시행 예정으로, 환경부가 28일 이후에 폭스바겐에 과징금 부과 조치를 내릴 경우 폭스바겐은 기존 상한액에서 10배 많은 상한액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인증취소 대상이 32개 차종인 만큼 단순 계산하면 최대 3200억 원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다. 과징금 규모가 이보다 현저히 작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인증취소 대상 차량은 2007년 이후 국내에서 판매된 7만9000대로 추산된다. 과징금 규모가 전체 판매액의 1.5%를 넘을 수 없다는 상한 규정을 함께 적용하면 차량 가격을 대당 4000만 원으로 잡을 경우 과징금 규모는 474억 원으로 줄어든다.

환경부는 현재 폭스바겐에 어느 정도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28일부터 강화되는 과징금 규정을 폭스바겐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법리 검토 중인 사항이다.

한편,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요하네스 타머(61)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대표가 배출가스 조작 행위에 깊이 가담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타머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타머 대표가 구속 기소된 윤모(52) 이사와 함께 배출가스 조작을 주도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윤 이사로부터 이 같은 조작 행위가 독일 본사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는 진술도 받아냈고, 일부 정황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타머 대표를 이르면 이번 주 중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기 등 혐의로 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할 방침이다.

김영주·민병기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