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금속 등 주요 원자재
수출관세 유지로 큰 피해”
영토 이어 통상전쟁 격화

미국 정부가 중국이 희귀금속 등 주요 원자재를 수출하면서 부과하는 관세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을 제소했다. 미국의 이 같은 제소는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른 남중국해 관련 중재재판 판결 직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미국이 그간 국제무대에서 번번이 법의 지배 원칙을 훼손해온 중국의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1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안티몬과 탈탄 등 희귀금속을 포함한 9개 주요 원자재에 부과하는 5∼20% 수출관세가 WTO 규정에 어긋난다며 WTO에 중국을 제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수출 관세를 폐지해야 했음에도 여전히 수출 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USTR는 이러한 수출 관세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에 쓰이는 희귀금속 등 주요 원자재를 싸게 공급받는 덕에 생산 제품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반면, 다른 나라 기업들은 생산 제품 가격이 오르는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출 관세가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기업들이 생산 기지와 기술, 일자리를 중국으로 옮기게 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제소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7년간 중국을 상대로 이뤄진 13번째 WTO 제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과의 통상갈등 수위를 높이는 것은 민주·공화 양당 후보가 보호무역주의 캠페인을 벌이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은 무역 구제 조치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