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 단체‘사드 반대’논란

“안보엔 보수·진보 없는데
북한의 위협 방관하고 있어”

민변 “모든 사안에 성명못내”

진보단체들이 한·미 당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을 맹렬히 반대하는 데 대해 보수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진보 진영에서 이념적 편향에 사로잡혀 ‘북한 편들기’에 나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진보성향 단체들이 보수 정권이 들어선 2008년 이후 북한의 2∼4차 핵실험 등과 관련한 비판에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반면, 한반도 안보 위협에 대한 대비책으로 사드 도입을 결정한 한·미 정부에만 군비 경쟁 촉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1개 진보단체로 구성된 ‘사드한국배치반대 전국대책회의’는 11일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동북아 평화가 파괴되고 안보도 오히려 위태롭게 될 것”이라며 “특히 사드가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에 있어 효용성이 떨어지는 데다, 오히려 중국과 북한 미사일 탐지 정보를 미국과 일본에 제공해 이들 국가가 미사일을 요격할 가능성만을 높여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드 배치 지역 주민들은 경제적, 재산상 피해는 물론 전자파와 소음, 기지 주변 통제 등으로 인해 건강과 일상의 삶이 무너져 내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사드 배치가 필요해진 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탓인데, 진보단체들이 근본 원인에 대해선 눈과 귀를 닫고 결과적으로 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안보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없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오히려 한반도 안보 위기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북관계 경색과 안보 등 근본적인 문제는 전적으로 북핵이 초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가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내세우는 진보 진영의 태도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는 “모든 사안에 대해 일일이 비판 성명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사드에 대한 성명은 북핵 문제와는 별도로 문제점을 인식해 냈다”고 말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 핵개발이나 핵능력 증강에 대한 반대도 분명히 표명한 바 있다”며 “다만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사드 배치가 오히려 한반도 위기를 심화시킨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한반도 안보 위협은 사드 배치가 아니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준영·김리안·김수민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