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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中부자들에 여성 알선
서대문구 호텔 주변 업소 성업
이태원에선 대놓고 호객행위
외국인 성범죄자 5년새 2배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성매매 영업을 벌이는 업소들이 늘어나며 한국이 ‘섹스 투어의 천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부유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관광이 증가하는 추세다.

7일 문화일보 취재진이 찾은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 주변은 대형 관광버스에서 내린 중국인 단체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인근 호텔과 숙박업소에 짐을 풀고 다시 버스에 탑승해 관광지로 향하는 등 일반 단체 관광객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들이 이 지역에 여장을 푼 이유는 따로 있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밤이 되면 일대 호텔 지하의 ‘룸 클럽’과 주변 유흥업소는 성매매 업소로 변한다. 중국인 남성들이 주로 찾는 ‘섹스 투어’ 업소다. 한국인 여성 수십 명이 방 안에 대기하고 있으면 중국인들이 마음에 드는 여성들을 고른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는 외국인 남성들이 성매매를 할 수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밤이 되자 여성들이 영어로 “7만~10만 원” 혹은 “100달러”라고 외치며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말을 걸었다. 이들은 “함께 술을 마시려는 것뿐”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성매매 영업이라는 게 경찰 등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6월 29일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도에 있는 카지노 이름을 내걸고 성 접대 관광 상품을 홍보해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을 적발해 구속했다. 중국 언론은 중국 부호 200여 명을 상대로 ‘삼류 여배우’까지 동원해 이뤄진 대한민국의 ‘섹스 투어’ 실태를 폭로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매매 관광이 늘어나면서 성범죄 혐의로 붙잡히는 외국인도 증가 추세다. 서울지방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경찰에 검거된 외국인 성범죄자는 2011년 97명에서 2015년 202명으로 5년 사이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유흥업소들이 국내 남성보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지만 현장에서 단속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래 등 공연을 하겠다고 국내에 들어와 다른 외국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는 외국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7일 ‘제44차 성매매방지대책 추진점검단 회의’를 열고 유흥업소 공연자 자격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비자발급 심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호텔·유흥(E-6-2) 체류자격을 얻어 입국한 4018명 가운데 일부는 공연보다는 외국인 전용 유흥음식점 등에서 접객원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