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민변 감시 후 백서 발간
재판부 기피로 구제심사 중단

자유민주연구원,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등이 참여하는 사법정의실현 국민감시센터(사법정의 감시센터)는 5일 “중국 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여성 종업원들에 대해 인신보호 구제심사를 청구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척결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민변 활동을 감시해 백서도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사법정의 감시센터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 세미나를 열고 민변의 탈북자 인신보호 구제심사 청구가 전제부터 잘못돼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변의 인신구제 청구는 탈북자들이 사실상 납치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라며 “인신보호법상 구제청구 대상이 되려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법하게 수용시설에 수용돼 있어야 하는데, 탈북이 자발적이라면 구제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민변이 어떤 의도로 구제청구를 신청하는 무리수를 뒀는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탈북자 인권보호에 도움이 된다고만 보기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민변은 탈북자들과 가족 모두의 인권을 위협하는 상황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정준현 단국대 법대 교수는 “중국 형법에 인신 자유의 불법 박탈죄와 부녀납치에 대한 구출의무 위반죄 등이 규정돼 있다”며 “탈북 종업원이 중국 출입국 관리자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인신 자유의 박탈이나 납치가 없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구제해야 할 대상은 자유의사에 반해 북한에 억류된 주민들이지, 탈북한 종업원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변 관계자는 “사법정의 감시센터가 민변을 감시하겠다는 것은 처음 듣는 말이며, 그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모 씨 등 탈북자 6명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 북한 정치범수용소 ‘25호 수성교화소’ 등에 갇힌 가족 20명에 대한 인신보호 구제 청구서를 내면서, “민변이 소송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민변은 우리 정부가 탈북자들을 납치했다며 인신보호를 청구했는데, 그렇다면 반대로 북한에 납치된 사람들의 변호도 당연히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신보호 구제심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이영제 판사 주재로 첫 심리가 열렸지만, 민변 변호사들이 △탈북 여종업원들의 법원 출석 △공개 심리 △심문 내용 녹음 및 기록 허가 등을 요구해 중단됐다. 이 판사는 “탈북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며, 심문을 녹음하거나 속기하면 내용이 공개될 우려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민변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면서 인신보호 구제심사 절차가 중단됐다. 민변의 기피 신청이 타당한지를 따지는 재판이 먼저 열려야 하고, 서울중앙지법에서 기피신청이 기각될 경우 민변이 항고, 재항고를 거듭할 수 있어 인신보호 구제심사가 재개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준영·이후연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