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에너지타운’ 10곳 건설
홍천군 연간 2억여원 수익 올려

하수처리장, 쓰레기매립장 등 혐오시설이 마을을 살리는 보물로 바뀌었다. 강원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에 들어선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일궈낸 성과다. 이곳에선 가축분뇨와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바이오 가스(메탄)를 만들어 판매하고, 하수 및 분뇨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도 퇴비나 액비로 생산해 판매한다.

환경부는 홍천군에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2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초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조성했다. 퇴비와 액비 판매, 태양광·소수력을 통한 발전 수익 등으로 소매곡리는 연간 2억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홍천군이 바이오 가스 판매로 올리는 수익만도 매년 2억7000만 원에 달한다.

환경부는 올해 소매곡리 마을 진입로에 ‘천년의 숲길’ ‘야생화단지’ ‘홍천강 사계절 체험 관광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외에선 이 같은 친환경에너지타운이 많이 조성돼 있다. 독일은 윤데마을 등 ‘바이오에너지 마을’ 212곳을 조성해 이를 통해 국가 전체 발전량의 0.5%를 충당하고 있다. 일본도 오오키 마을 등 ‘바이오매스타운’ 315곳을 조성해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 등을 ‘에너지 자원’으로 삼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1990년부터 2008년까지 분뇨 및 하수 처리 시설 등 ‘님비 시설’ 입지 선정으로 인한 분쟁이 119건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갈등이 이어졌는데 친환경에너지타운은 이를 해결할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홍천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전국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충북 청주시, 충남 아산시, 경북 경주시·영천시, 경남 양산시 등 지난해 선정한 5곳과 올해 선정한 강원 인제시, 충북 음성군, 충남 보령시, 전북 완주군, 제주 등 5곳을 합해 총 10곳에 추가로 건설할 방침이다. 지난해 선정된 5곳은 기본·실시 설계를 마치고, 올해 상반기에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5곳의 친환경에너지타운 건설로 연간 35억 원의 주민 소득향상과 325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연간 6만8824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예상된다.

중국·이란·동남아 국가로 수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3월 완료된 제1차 한·중 공동연구에서 ‘한국의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중국 농촌의 환경과 에너지 문제 해결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