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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사회시민회의 설문조사
전국 20~30대 504명 대상

“정치적 의도 실질효과 적어
교통요금 할인 등 현물지원을”

서울시가 보건복지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7월 1일부터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정작 수혜대상인 청년들 중 과반수는 제도 시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청년이여는미래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 전국의 20∼30대 청년 504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청년수당 정책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대한다”는 의견이 64.2%로 찬성(36.3%)의 2배에 육박할 정도로 많았다.

청년수당 도입에 대해 ‘적극 공감, 공감, 반대, 적극 반대’의 4가지 척도로 조사한 공감도 조사에서 “청년 자립의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에 “공감”이 77%였고, “취업의지와 사회활동 참여의지를 보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에도 94.8%가 공감했다. “연간 3000명을 지원해서는 효과가 미미할 것”에도 83.8%가 공감 의견을 나타냈다.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청년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청년수당과 같은 직접적인 현금성 지원’에 공감하는 의견은 4.4%에 불과했다.

전문가들도 “현금 지원은 포퓰리즘(인기영합 정책)이며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자격증 응시료 감면이나 교통요금, 통신료 등 공공요금 할인이 실질적인 정책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정부에서 청년 취업과 창업 지원 예산만 1조8000억 원에 달해 굳이 청년수당 제도가 없어도 제도적 기반은 충분하다”며 “청년수당은 목적과 효과도 불분명하고 정치적인 선전수단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도 “청년을 직접 지원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단순히 현금을 나눠주는 건 소비촉진 외의 본질적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장기간 지급이 구직활동을 촉진하기보다 역효과를 낼 수 있으며 시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답변한 청년 중 79%가 “서울 청년들에게만 제공되는 지역차별 정책”이란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이상협(34) 전국청년창업가연합회 사무총장도 “부유한 지자체에 거주하는 이들에게만 현금이 지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의 사다리가 되어 줄 것”이라는 응답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40%에 그쳤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