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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계·영국領 자금 71兆대
코스피 시총의 5.85% 달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국내 증시에 들어온 영국계 투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영국계 자본 2조5000억 원이 한 달 내에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28일 금융감독원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영국계 자금의 국내 주식투자 규모는 36조5000억 원으로 전체 2.48%에 해당한다.

아울러 유럽의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꼽히는 영국령 케이맨군도와 룩셈부르크 등의 국내 주식투자 규모는 34조9000억 원에 이른다. 이 둘을 모두 합치면 총 71조4000억 원 규모로 코스피 시가총액의 5.85%에 해당한다.

이들 자금이 한꺼번에 국내 주식시장을 빠져나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유로화 가치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유입된 2조5000억 원(영국계 1조4000억 원, 유럽 조세회피처 1조1000억 원)은 이르면 한 달 내에 국내 증시에서 ‘1순위’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2010년 이후 ‘유로화와 국내 주식의 영국계 자금 이탈 상관계수’는 0.75에 이른다. 상관계수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유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유럽 조세회피지역의 상관계수도 0.69로 높은 편에 속한다. 이는 유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위험자산인 신흥국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에 따른 유로화 약세가 지속한다면 영국계 자금과 케이맨군도 등 유럽 조세회피처 자금이 단기간에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3월부터 5월까지 유로화 가치가 반등해 국내 주식시장으로 들어온 자금이 가장 먼저 빠져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드러나지 않은 조세회피처 통계를 고려했을 때 영국으로부터 들어온 국내 주식투자금은 알려진 36조5000억 원보다 더 많을 수 있다”며 “특히 영국령 케이맨군도를 통해 흘러들어온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당 규모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