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희경, 속삭이는 빛, 73×54㎝, 캔버스 위에 오일

미술은 아름다움을 만드는 기술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우선 보기에 좋고, 오래 보고 있어도 싫증 나지 않으며, 언제 보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름다움은 시대나 환경, 나라에 따라 달라져 왔다. 이런 기준과 무관한 아름다움도 있다. 너무나 익숙해서 그 위대한 가치조차 잊게 만드는 아름다움. 흡사 공기와 같은 아름다움을 절대적 아름다움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세상이 아무리 숨 가쁘게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절대 감정이기 때문이다. 희망에 대한 생각도 이와 같다. 정희경의 회화는 그런 희망을 얘기한다. 추상 기법으로 절대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그는 희망을 빛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휘황찬란하거나 찬란한 빛이 아니다. 빛이 속삭이듯이 은은한 표현이다. 조근조근하게 말하며 등을 도닥여주는 어머니 손길 같은 희망의 모습을 그린다. 그래서 호소력이 짙다.

전준엽 화가·미술저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