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선 재해복구 등에 활용

지방자치단체의 안정적이고 계획적인 재정 운영을 위해 ‘지방재정안정화기금’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방세는 부동산 경기변동에 민감해 세입 여건이 불안정하고, 각 회계연도 경비는 해당 연도의 세입으로 충당한다는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으로 인해 연도 간 재정 조정이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세수가 증가하면 방만 운영이 될 소지가 있고, 부족하게 되면 법정의무경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기에 십상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53조9000억 원이던 지방세가 2013년 53조8000억 원으로 0.3%포인트 감소했지만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61조7000억 원과 71조 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이처럼 경기가 좋아져 지방세수가 증가할 때 여유자금을 기금으로 적립해 재정 악화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지방재정안정화기금의 취지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불요불급한 사업에 대한 낭비성 예산 집행을 방지할 수 있고, 연도 간 재정 형평화를 통해 미래 위기에 대비할 재원을 미리 확보해놓는 게 가능하다.

기금에 적립할 재원으로는 순세계잉여금의 일정 비율, 지방세수가 과거 3년 평균보다 현저히 증가한 경우 지방세수 증가액의 일정 부분을 적립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적립된 기금의 재원은 지방세수가 과거 3년 평균보다 현저히 감소한 경우 등에 사용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해외에선 일본이 순세계잉여금의 절반 이상을 ‘재정조정적립금’으로 비축해놓았다가 재해 복구나 지방채 상환, 경제사정이 현저하게 악화될 때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는 ‘레이니 데이 펀드(Rainy Day Fund)’가 있다.

잉여금의 일정비율 등을 기금으로 적립했다가 예산이 부족하거나 예상치 못한 지출이 있을 경우 사용하기 위해 만든 펀드다.

행정자치부는 8월 말까지 연구용역 및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적립기준, 사용요건 등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한 뒤 하반기에 지자체에 시행계획을 통보할 예정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