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의 실질적 사령탑인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전격 방중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설’이 돌고 있어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와 경제발전의 병진노선을 고수하는 한 이른 시일에 김 위원장의 방중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외신기자들의 리 부위원장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면담과 김 위원장 방중 논의와 관련한 질문에 “리 부위원장이 상당한 고위직임을 고려할 때 (시진핑 주석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본다” “양측이 고위급 교류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화 대변인의 이 같은 답변은 북·중 정상회담 논의 가능성으로 비치면서 베이징(北京) 외교가를 술렁이게 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북한을 대표하는 문화사절 성격의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은 김 위원장 방중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전격적인 공연 취소를 계기로 이후 북·중 관계는 더욱 불편해졌다. 취소 이유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난무했으나 공연에 앞서 김 위원장의 ‘수소폭탄’ 발언에 대한 중국의 불만과 이에 따른 중국 고위층의 ‘공연 참관 보이콧’ 등 여러 해석이 나왔다.

북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 고수 의지를 굽히지 않는 등 김 위원장이 핵무력 완성을 자신의 치적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북·중 정상회담은 성사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과 중국이 관계 정상화를 위한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어 전격적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교수는 “이틀씩 걸려 열차를 타고 방중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 스타일로 볼 때 정상회담이 결정되면 비행기로 전격 방중할 수도 있다”며 “북·중 정상회담이 우리로서는 못마땅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김 위원장이 북·중 관계 신뢰성을 지키도록 구속시킬 수 있는 여러 이점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중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이는 북·중 관계의 경직성보다 전통적인 순치관계가 위력을 발휘하는 국면 전환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