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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희 카누마을 이장

“마을 사업이 잘되려면 여자, 아이, 그리고 ‘똘아이’가 있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여자는 살림꾼, 아이는 활력소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거예요. 똘아이는 미쳐서 마을 일에 ‘올인’할 인물을 의미하고요.”

이욱희(사진) 배바위 카누마을 이장은 스스로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면서 “이 마을에 뼈를 묻기로 작정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이장직을 수행한 그는 마을 변화의 산증인이자 선봉장이었다. 이 이장은 모교인 초등학교가 폐교되는 것을 보더니 이제는 그 땅 위에 캠핑장을 일궈냈다. 홍천강을 건너려고 다리 대신 뗏목을 이용했던 게 불과 12년 전 일인데 이 이장의 활약 덕분에 지금 마을은 강원도 새농어촌건설운동 우수마을로 선정될 정도로 변모했다.

평범한 농부에 불과하던 이 이장이 경영인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 건 2013년 카누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외지인들이 홍천강에 들고 온 배를 보고 사업성을 직감한 이 이장은 주민 11명과 300만 원씩을 갹출해 카누를 구입했다. 경작지 규모가 넓지 않아 삼복더위에는 할 일이 많지 않던 마을에 본격적인 활기가 찾아온 것도 이 무렵이었다. 그의 구상은 적중해 6월 성수기가 되자 주말 홍천강엔 발 디딜 틈 없이 관광객이 가득 찼다. 이 이장은 “천혜의 자연환경도 일등공신”이라며 “애국가가 TV에 나올 때 배경으로 쓰일 정도로 유명한 배바위가 카누 코스를 차지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농산물로 생계유지도 힘겹던 주민들의 생활이 한결 나아진 것을 볼 때마다 더없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략 따져보니 한 가구당 300만∼1000만 원의 추가 수입이 생겼다는 게 그의 자랑이다.

이제는 어엿한 CEO다. 카누 체험에 그치지 않고 한과와 청국장 등 특산품으로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는 이 이장은 “농업을 요즘엔 6차 산업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경영 마인드를 드러내기도 했다.

홍천=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