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8.4%인하 목표
법정관리論 vs 정상참작論
한진해운과 합병까지 고려

현재까지 진행된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성과를 토대로 이번 달까지 회생 진행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30%에 가까운 용선료 인하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기조였지만 이 목표가 힘든 상황이 올 경우 ‘정상 참작’ 카드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양대 국적해운사 합병 등 다양한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여론 파악에 나섰다.

30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전 협상단의 현재까지 결과를 평가해 수용 여부를 어느 정도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결과가 오늘(30일)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채권단 입장이 사채권자 집회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내부 입장 정리가 오늘 중 이뤄질 예정이다.

문제는 용선료 협상이 목표치인 28.4% 인하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다. 업계에서는 애초 30%에 가까운 목표보다 20%라는 수치가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줄기차게 28.4%를 목표로 정하고 미달하면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해운동맹을 기반으로 영업하는 정기 컨테이너 선사 특성상 해운동맹 탈퇴를 전제로 하는 법정관리행은 사실상 청산을 뜻한다.

이 같은 기조에 유연성을 주장하는 업계에서는 현실성 없는 목표도 문제였지만 금융당국이 앞세운 선주사 압박 전략이 오히려 협상 난항을 초래한 만큼 목표치에 부족하더라도 정상 참작을 해줘야 한다는 태도를 피력해 왔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