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비난발언 수습중’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직을 확정 지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가 29일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오토바이 동호인들이 참전용사를 기리는 행사 ‘롤링 선더’에 참가해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막말이 “중국이나 일본, 멕시코에 화내는 게 아니라 경쟁력 없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화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워싱턴 ‘롤링선더’ 행사 연설
“멕시코 · 中 · 日 향한 발언들
오바마 대통령에게 화 낸 것”

‘트럼프大 사기’ 악재 맞기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를 확정 지은 도널드 트럼프가 이민자 추방, 미군 철수 등 자신의 ‘막말’이 멕시코와 일본·중국 등을 향한 것이 아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본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변신’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29일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롤링 선더’ 행사 연설에서 “중국을 예로 들면 중국은 종종 우리에게서 지식재산을 훔쳐가고 있는데 나는 이런 일이 생기도록 하는 경쟁력 없는 대통령에게 화를 내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19조 달러(약 2경2420조 원)의 빚을 지고 있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많은 나라가 의무적으로 내야 할 비용을 내지 않고 있고, 일본도 미군 주둔 비용을 100% 부담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고,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이 미군 주둔 비용을 모두 부담하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주한미군 및 한국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 정치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날 발언이 공화당 후보를 확정 지은 뒤 자신에게 비판적인 공화당원, 나아가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적극적인 당원들이 참여하는 경선과 달리 본선에서는 중도에 가까운 유권자들의 표가 백악관의 주인을 결정할 가능성이 커 트럼프가 변신에 나섰다는 것이다.

주류 후보로 거듭나며 지지세를 확장하려는 트럼프는 그러나 ‘트럼프대학 사기 운영’과 관련해 악재를 맞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멕시코계 연방판사가 대학 운영과 관련한 내부 자료 일체를 공개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의 곤살레스 쿠리엘 판사는 27일 WP의 관련 내용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트럼프 측에 대학 내부 자료 공개를 명령했다. 이에 트럼프는 “나를 증오하는 한 명의 판사가 있다”며 “그는 수치스러운 일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편 WP는 29일 트럼프의 부통령 후보 5인을 꼽으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지명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깅리치 전 의장을 “정책을 이해하고 의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있는 인물로 트럼프가 밝혀온 후보 자격 요건에 가장 부합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는 여성인 매리 폴린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꼽혔고 일찍이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상원 외교위원장 밥 코커(테네시) 의원, 공화당의 차기 유력 여성 정치인 조니 언스트(아이오와) 상원 의원이 뒤를 이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