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공사 ‘보너스 잔치’

서울메트로 5년새 78억원 ↑
자본잠식 서울도시철도공사
부채 증가속 보너스 6억 늘어

전국 58개 지방공사가 48조 원에 이르는 부채규모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에게 1700억 원의 특별보너스(성과급)를 지급해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 악화로 존립이 불가능한 곳에는 적극적 제재를 가해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011∼2015년 지방공사 재무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서울시 산하 공사들의 경우 재무상황이 특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는 지난 5년간 줄곧 부채 규모가 3조 원 이상으로 유지됐지만, 이 기간 성과급은 422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오히려 78억 원이 늘어났다.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도 같은 기간 자본잠식 규모가 1조245억 원, 부채는 153억 원이나 증가한 상황임에도 성과급을 6억 원 늘렸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이들 두 기관의 부채비율은 각각 96%, 26%로 양호한 편이지만, 그간 부채 규모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재정이 정상화되고 있다기보단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증자를 받아 자본을 확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58개 공사의 총 부채규모는 48조3431억 원에 달했지만 임직원 성과급으로 1736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급은 경영평가 등급(가∼마)에서 최하 등급인 ‘마’를 받지만 않으면 지급할 수 있다. 경영성과가 낮아도 정책준수나 리더십 등 다른 항목 점수에서 보완하면 얼마든 ‘보너스 잔치’를 벌일 수 있는 셈이다.

또 지난 5년간 지방공사의 부채는 1.7%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성과급은 20.4%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빚더미에 오른 공사들이 뼈를 깎는 자구 노력 없이 국민의 혈세만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4·13 총선 때 지방공사 방만경영을 이슈화시키지 못해 도덕적 해이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