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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힌콩의 소화흡수율은 60%
된장은 85% ·청국장은 90%

10g 속에 ‘고초균’ 10억마리
각종 소화 효소 대량 생산해

크론병 일으키는 인터류킨6
청국장 속 펩티드가 억제

치매 · 뇌졸중 등에도 효과

염증성 장질환의 가장 큰 문제는 환자를 영양결핍 상태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염증성 장질환에 의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3대 영양소를 비롯,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성분들을 섭취 못할 경우 결국 면역력 저하를 유발해 질환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특히 여러 영양소 중에서 염증을 치료하고 장세포 재생을 위해 직접적으로 필요한 것이 단백질이다. 그러나 같은 단백질이어도 복통이나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이 강한 음식이나, 기름진 육류는 제외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많은 전문가가 권하는 음식이 바로 청국장이다.

청국장의 재료인 대두부터 살펴보자. 우리 몸에 필요한 20종의 아미노산 중 몸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아미노산은 8가지인데, 대두는 콩과식물 중 유일하게 이 8가지 필수 아미노산(아이소류신, 류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발린)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게다가 콩을 익혀 먹으면 소화흡수율이 60%에 이르지만 된장으로 만들어 먹으면 85%, 청국장은 90%, 두부는 95% 정도로 소화흡수율이 급격히 향상된다. 또 콩이 발효되는 과정에 원래 콩에 없거나 부족했던 비타민 B1, B2, B6, B12 등이 새로 생기거나 늘어난다.

청국장이 직접적으로 염증성 장질환 치료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얼마 전 국내 연구팀이 몸속 염증물질의 과잉 발현을 억제할 수 있는 펩티드를 전통식품 청국장에서 찾았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김한복 호서대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만성염증과 연관돼 다양한 암과 류머티즘 관절염, 크론병을 일으키는 인터류킨6(IL6)이 청국장의 생리활성 물질인 펩티드에 의해 억제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펩티드는 일종의 단백질 조각으로, 50개 미만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형태다. 펩티드는 변형이 쉽고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단백질에 결합시켜 주로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사용한다.

청국장 속 유익균인 고초균도 염증성 장질환의 각종 증상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청국장 10g에는 약 10억 마리의 고초균이 존재하는데 이 균이 증식되면서 각종 소화효소(단백질 분해효소, 섬유질 분해효소)를 대량으로 만들어낸다. 따라서 변비를 치료해주며 장의 기능도 개선한다. 실제로 생청국장을 반 컵 정도 먹으면 대변 색깔까지 황금색으로 변한다.

청국장의 성인병과 관련된 효능은 많이 알려져 있다. 우선 만성피로에 대한 효능과 관련해서 청국장의 고초균을 다시 살펴보자. 고초균은 유해물질을 흡착하고 배설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자연히 간에서 해독해야 할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이에 따라 간의 부담이 줄어들며 피로해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청국장은 뇌졸중 예방에도 좋다. 이는 콩의 이소플라본 성분 때문이다. 이소플라본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추며,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뇌졸중이나 심부전 등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준다.

콩의 레시틴 성분도 성인병과 관련해 주목해볼 성분이다. 레시틴은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하는 독특한 성질로 인체 안의 지방을 작은 입자로 분해하는 등 지방 대사를 촉진한다. 그래서 지방간 예방에 유익하다. 레시틴은 뇌의 지질대사와 혈액순환도 촉진해 기억력 향상은 물론 치매도 예방해준다.

또 콩에는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칼슘이 100g당 96㎎으로 성인 하루 권장량의 13.7%가 들어있다. 이뿐 아니다. 콩의 비타민K2는 칼슘의 뼈 흡수를 촉진해 고칼슘으로 인한 부작용도 예방해준다. 칼슘만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혈관 내에 침착돼 혈관 벽을 손상시키며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데, 칼슘과 청국장을 같이 섭취하면 이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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