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시간 없는데… 유일호(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청년·여성 일자리 대책 당정협의’에 앞서 시계를 보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 정부 ‘취업연계 방안’ 의미

기업 → 청년 지원대상 초점 변화
“국회도 법안통과로 정부 도와야”

中企 취업하는 청년에 목돈 지원
돈쓰고 고용유지 효과 적을수도

미취업 청년 학자금 상환 유예
최대 10년 범위내서 2번 변경

정부가 27일 내놓은 ‘청년·여성 취업 연계 강화 방안’은 박근혜정부의 6번째 청년 고용 대책인 만큼 실효성과 체감도를 높이는 데 무게를 뒀다. 기업이 아닌 청년에 대한 직접 지원금을 늘리는 등 공급자 위주였던 일자리 대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정부 부처별로 쏟아내는 일자리 정보를 한데 묶어 청년들이 질 좋은 일자리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한 점과 정부가 직접 강소기업 등 질 좋은 일자리를 발굴해 청년들에게 소개하려는 노력도 눈에 띈다.

하지만 자산형성 제도와 같은 단기 대응방식으론 청년 일자리 늘리기의 근본 대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용 효과가 제조업의 2배에 달하는 서비스산업의 활성화와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노동부문의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의 골자 가운데 하나는 ‘청년취업내일공제’(가칭) 신설이다. 지금은 중소기업에서 청년취업인턴제 종료 후 정규직으로 1년 근무하면 정부가 청년에게 300만 원을, 기업에 390만 원을 각각 지급한다. 이 390만 원을 챙기려고 인턴제를 활용하는 질 낮은 기업들이 적지 않아 정부 지원금은 계속 나가고 청년 고용유지 효과는 적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청년에게 주는 지원금을 600만 원으로 올리고 기업에 지급하는 390만 원 중 300만 원은 반드시 청년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등 청년이 직접 받는 금액이 늘도록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인건비 절감 목적의 기업 참여를 줄이는 대신 인적자원에 투자할 의지가 있는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도우려는 취지”라며 “경쟁력 있는 기업의 참여가 늘면 청년 구직자의 대기업 쏠림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은 또 청년 근로자의 학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소득 근로자나 정부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취업 성공패키지에 참여하는 미취업 청년의 학자금 거치·상환 기간을 각각 최대 10년 범위에서 2번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6개월 이상 학자금 연체가 있는 저소득 근로자의 신용 유의자 등록도 최대 2년 유예해주고 연체이자도 감면해주기로 했다.

부처나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일자리 사업 정보를 효율화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정부는 고용정보시스템인 ‘워크넷’에 공공기관과 정부 직접 일자리 등 공공 채용정보를 추가하고 청년 친화 강소기업을 소개하는 코너를 만드는 등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일자리 정보를 눈에 띄게 배치하기로 했다. 또 워크넷을 중심으로 일자리 검색·신청·사업 관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일자리 포털’을 2017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인 ‘고용디딤돌’에는 삼성과 현대자동차·SK·LG 등 창조센터 전담 대기업 16곳이 모두 참여한다. 공공기관 참여도 17곳으로 늘어 올해 고용디딤돌 수혜를 보는 구직자 수는 총 94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이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일자리 창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법안들의 국회 통과와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관련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소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 청년들이 원하는 근로조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김영주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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