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전문가 지적

헌법재판소가 내린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국회와 행정부의 ‘늑장 대응’이 이어지자 법조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법제화를 통해 의무 개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회 운영위원회는 국회가 헌재로부터 법률의 위헌 결정을 통보받으면, 해당 법률을 맡는 상임위원회가 그 법률의 제·개정 여부에 대한 전문위원의 검토 보고 및 토론을 거쳐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의안으로 가장 먼저 넘기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률안 마련을 추진한 바 있다. 현행법상 위헌 및 헌법불합치 법률안에 대한 국회 또는 행정부 통보는 헌재 규칙으로만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국회나 행정부 측에서 위헌 및 헌법불합치 법률안 내용을 통보받아도 강제성이 약하기 때문에 개정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헌법불합치 법률안의 경우 헌재가 국회에 그 취지를 통보해주고 법 개정 시한까지 정해줬음에도 개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리면 해당 법 조항이 사문화되기 때문에 법률 효력이 자동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개정 시한을 넘겨버리면 해당 법률 조항이 사라져버리고, 결국 헌재가 애초에 의도했던 방향이 아닌 ‘법적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제·개정 늑장 대처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개정 시한을 2∼3년 후 정도로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또는 행정부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오히려 헌재의 의도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