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6월이전 최종 결정”
대량실업… 하반기엔 더 악화

임금삭감·일자리 나누기 등
勞使‘고통분담노력’선행돼야

高임금 대기업 근로자 구제
‘세금 퍼주기’비판 가능성도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정부가 조선업종 전체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대량해고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정부는 그러나 전제조건으로 노사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평균임금이 7000만 원대인 대기업 근로자의 고용유지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는 데 대한 논란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날 “조선업종에서 대량실업 사태가 현실화하고, 하반기부터는 고용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고려하고 있다”며 “6월 이전에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제도는 지난해 12월부터 시행 중인 제도로, 대량고용변동 가능성과 기업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고용부 장관이 지정한다. 고용유지지원금과 전직·재취업 훈련, 생계비 연장, 특별연장급여 등 기존에 고용보험법이 규정한 지원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지원이 제공된다. 기획재정부 역시 기업구조조정의 진행 상황에 따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현행 법령에 규정된 다양한 실업대책을 시행할 수 있고, 필요할 경우 현행 법령의 범위를 넘어선 정책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그러나 ‘노사의 자구 노력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퍼주기식 지원은 안 된다’는 원칙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경제부처 고위관계자는 “노사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를 통해 국민의 혈세가 지원되는 것을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현행 고용유지지원금은 상한액이 하루 4만 원 정도지만, 조선업 원청기업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하루 평균 20만 원을 웃돌고 있다. 2015년 기준 조선 3사의 평균임금은 현대중공업 7827만 원, 대우조선해양 7493만 원, 삼성중공업 7062만 원에 달한다.

김동원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기업당 3000명 수준의 대량 해고가 일어난다면 지역경제에 타격이 엄청나 충격을 완화하는 조치는 필요하다”면서도 “조선업종은 몇 년 동안 호황을 누린 만큼 노사가 협력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일자리 나누기’ 노력을 보여줘야 국민이 세금투입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박수진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