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없다” 표명불구
배신 정치 불용 기류 확산

김무성 대표 등 비박(비박근혜)계의 강력 반발에도 불구하고, 친박(친박근혜)계가 비박·유승민계 의원들을 대거 탈락시킨 공천 심사안을 밀어붙이는 데에는 청와대의 ‘박심(朴心)’이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의석을 몇 개 잃더라도 박 대통령과 뜻이 다른 의원들을 쳐내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뜻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표면적으로 “공천개입은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배신의 정치를 용납하지 않는 박 대통령의 결기가 새누리당 공천에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17일 김무성 대표가 불참한 최고위원회의를 강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공천개입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뒤흔들고 있는 것은 박심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동안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등에서 국민에게 ‘배신의 정치’에 대한 심판, ‘진실한 사람’의 선택을 호소해 왔던 박 대통령의 의중이 비박계 의원들의 대거 탈락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한구 공천위원장 사이에서 현기환 정무수석이 박심의 전달자 역할을 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진박(진실한 박근혜)계 후보들이 대거 출마한 대구 공천을 앞두고 박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한 것도 박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행보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7일 민생경제 행보로 일관했다. 경제 행보는 박 대통령이 일관되게 주장해 온 국회심판론의 일환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인증패를 수여하고 함께 오찬을 했다.

정 대변인은 “이들 기업체 대표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원·하청 상생협력 등 노동개혁 실천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